커피 묘목을 옮겨 심을 시기가 되었습니다. 원더스 라오스 직원들과 지역 농업부 공무원들, 그리고 마을 농부들과 협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코로나가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들어서 이 여파가 라오스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라오스에도 이동금지령이 내려진 것입니다. 4월부터 육묘장에서 싹을 틔운 커피 묘목 5만주를 포트에 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라오스 정부의 강력한 봉쇄조치로 산간 지역에서 조차 소규모 작업을 위해 모이는 것이 어렵게 된 것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농가에 커피 묘목을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서 큰일났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농업부 직원들과 마을 농민들은 단체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하나 둘 씩 소수가 팀을 짜서 필사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말이 5만개지 하루에 1,000개씩 옮겨 심어도 50일이 걸릴 일입니다. 근데 이걸 사력을 다해서 해냅니다. 코로나로도 꺾을 수 없는 이들의 의지가 느껴집니다. 그 후 몇 개월간 적절한 관리속에서 파릇파릇한 묘목으로 성장했습니다. 가늘고 작았던 떡잎은 이제 이만큼 파릇파릇하게 자랐습니다.
이제는 육묘장을 떠나 비옥한 땅에 옮겨심을 차례입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의 커피 마을 농가에 묘목을 옮기고 거기에서 다시 지역 농부들의 농장으로 옮겨심는 작업을 합니다. 한국인은 아직 라오스로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원더스 현지 직원들이 마을과 농지를 다니며 수고를 해주고 있습니다.
7월 중순부터는 육묘장에서 마을과 농지로 묘목을 운반해야 합니다. 묘목이 5만주나 되기 때문에 트럭으로도 15~20회 정도 움직여야 합니다. 사람도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농부들의 교육입니다.
지난 2주간 원더스의 라오스 직원들은 마을별 농부별로 커피 묘목을 배분하고 교육하기 위해 비엥캄 농업부 직원들과 회의를 하고 모니터링을 진행했습니다. 해발 1,000~1,400미터 고지의 마을 6곳, 또 마을로부터 몇 킬로씩 떨어진 개별 농가의 농지를 직접 다니며 교육이 진행됩니다. 주로 농지의 적합도를 확인하고 커피 심을 위치를 선정하고 잡목을 제거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옮겨심는 작업에 대한 내용과 커피의 전반적인 이해에 대해서 교육을 합니다.
이렇게 4만 5천주를 심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5만주를 목표로 했는데 건강한 묘목을 골라냈더니 4만 5천주 정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지가 아닌 숲 속의 가파른 경사에 커피나무를 심기 때문에 몇 배는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이지만 이렇게 새로 자리를 잡은 커피나무는 3년 후에는 특별한 맛과 향을 지닌 커피로 자랄겁니다. 코로나로 인한 봉쇄조치와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라오스 북부의 숲과 어우러져 자라난 커피가 가난한 농가의 든든한 소득이 되는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