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디입니다.
우리는 보통 케냐나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네팔 등등 다양한 나라의 커피를 마시죠. 이 커피들이 대부분 아라비카 커피입니다. 스페셜티로서 많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90%가 로부스타 커피입니다. 아라비카와는 다른 종의 커피죠. 원두는 크게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 세 종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 베트남 갔을 때 마셔본 탄맛이 깊고 진한 커피가 있었는데 그게 로부스타였습니다. 로부스타 커피는 블렌딩할 때 묵직한 맛을 내기 위해 많이 사용되고요. 진하고 써서 연유에 담가먹는 수준으로 달달하게 마시는데 그게 또 제맛입니다. 암튼, 커피를 좀 아시는 분들은 베트남이 옆에 있기 때문에 라오스에서도 로부스타가 나는 줄 아시지만, (물론 로부스타도 재배되고 있습니다만) 라오스 북부에는 아라비카 커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운영하는 옐로펀트 커피도 아라비카 커피입니다.
원더스에서 생산하는 옐로펀트 커피는 전량 라오스 북부 산악지역에서 생산됩니다. 여러 종류의 커피나무가 있지만 아라비카 원두로만 수확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 나무도 심고 있지요) 저희와 계약된 농가에서 생산된 커피는 저희가 직접 수매 뿐 아니라 가공을 진행하고 가공 완료된 커피를 루앙프라방 아롬디샵에서 로스팅하고 손님들에게 드립 커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묘목단계에서부터 커피 나무가 성장하고 열매를 맺어 수매를 한 후 가공하여 유통되는 전 과정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커피에 관해서는 이반장님이 10여전 전부터 커피사업을 하고 싶어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라오스에서 커피농업을 농촌개발협렵 아이템으로 발굴하면서 커피 산업의 전 과정에 뛰어 들게 된 것입니다. 여기에 한국에서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 업체인 라이언스 커피 로스터스(Ryans coffee loasters) 라이언 사장님을 초청해서 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다양한 커피 산지를 방문한 내공있는 전문가라서 라오스에 올때 마다 사업의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방문에서는 커피 산지를 함께 돌아보며 사업의 장기전략도 같이 짜고 직원들의 로스팅과 커피브루잉, 매장운영과 관련된 교육을 해 주셨는데요 (이건 다음번 이야기에서 소개!) 라오스 커피의 장점을 잘 살려서 로스팅하면 괜찮게 나올 것 같고 향후에 스페셜티 커피로 방향을 잡아도 좋을거라는 조언도 해주었습니다. 저도 루앙프라방 커피를 가져다 라이언스에서 로스팅한 커피를 집에서 내려마셨는데 두께감도 있고 산미도 적당히 있어서 꽤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작년 여름, 커피산지에 방문을 갔을때 제가 사진과 영상을 이리저리 찍었었거든요. 커피 나무를 처음 본 사람으로서 커피 잎이 너무 매끈하고 진한게 좋았습니다. 커피는 아직 익을 시즌이 아니었던터라 모두다 짙은 녹색이었지만, 가끔 혼자서만 빨갛게 익은 녀석들을 하나 따 먹어보니 굉장히 달달하고 커피라는 상상을 하지 않으면 그냥 ‘체리’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농약도 치지 않으니 농약 걱정도 없습니다. “와, 생각보다 맛있네요!” 입에서 씨앗을 톡 뱉어내니 커피 씨앗 모양이 나옵니다. 이걸 가공해서 커피를 만든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주변에는 새로 묘목을 얻어 자라는 작은 나무들과 이미 커서 커피를 생산하는 나무들이 함께 있었습니다. 진짜 크고 높은 나무들 아래에 작은 커피 나무들이 띄엄띄엄 간격을 벌려서 자라고 있었는데 산이 너무 가파라서 진흙에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멋진 천혜의 자연 속에서 커피가 자란다는 느낌은 뭐랄까 커피가 신선함을 한껏 농축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깊고 울창한 숲, 그리고 때묻지 않은 자연, 그리고 유기농. 커피가 땅속의 흙 맛을 가지고 있어서 키운 지역마다 맛이 다르다던데 그래서 옐로펀트가 맛있는건가. 과찬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