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카이펜(민물김)을 만들기 위한 맞춤형 장비개발 – 나눔과기술 조성철 위원 라오스 파견활동

안녕하세요 웬디입니다. 오늘은 카이펜 사업장에 제작 지원되는 장비에 대해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여기 라오스에서는 이제 신규 카이펜 사업장도 선정을 했고, 기존에 카이펜을 생산하던 마을도 지원하는 등 농가와 협력하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몇 년 전부터 지원하는 마을에는 카이펜 생산 장비들을 수리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어 (사)나눔과기술의 조성철위원님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4일까지 3주간의 일정으로 오셔서 카이펜 장비의 제작과 개선, 그리고 현장 장비들의 A/S도 진행하였고 현장 방문도 하였습니다.

이물질! 살균!

깨끗한 카이의 모습과 카이를 채취하는 장면

카이펜은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의 특산품 중 하나입니다. 강에서 자라는 민물김 카이를 채취해 김처럼 말려서 조미를 한 후 튀겨먹습니다. 그런데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카이펜은 평균 5,000g당 20g 정도 이물질이 섞여 있습니다. 먹다보면 모래가 씹히고 이물감이 느껴질 정도죠. 우기가 지난 강 속에 돌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카이를 채취하다보니 모래나 각종 이물질들이 섞여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전통방식으로 제조된 대장균이나 미생물은 너무 많아 셀 수 없을 정도로 검출이 됐습니다. 그래서 사업 초기에는 이물질과 미생물을 제거하는 장비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카이를 세척하는 물도 살균 되어 있어야 하고 포장하기 전에 살균을 해서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야 했죠. 이물질 제거 장비와 살균 장비는 정말 필수 중에 필수였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장비들이 필요했기에 한국에서 제작해서 지원되는 장비들도 있었지만 현지에서 직접 제작해야하는 장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지에 맞게 장비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좋은 카이펜을 만들기 위한 장비개발, 지속가능한 생계활동을 만드는 적정기술

현지에 맞는 장비를 제작하는 것은 고려할 것이 많습니다. ‘한국에서 사용하는 고급 장비면 다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용하다가 고장이 생기면 비용도 많이 들고 수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장비가 고장나면 고장난 기간에는 카이펜 생산량도 많이 떨어지게 되고요. 그래서 현장에는 첨단 장비가 아닌, 현지인들의 생계직접 수리가 가능한 장비들이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추가로 제작 단가는 저렴해야 하고,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하며, 현지에서 직접 수리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다 지켜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이 녹록치는 않기에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밖에 없겠죠. 개발협력 현장에서 적정기술은 현지인들의 참여를 통해 개발되어 지속가능한 생계활동을 지원해야 한다는 원더스의 생각이 반영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카이펜에 관한 사업은 (사)나눔과기술에서 처음 시작되어 2019년에 종료되던 사업을 원더스가 이어받아 운영체계를 수립하고 소득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이미 그때부터 루앙프라방의 남박에 있는 카이펜 마을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버블젯 세척기와 물을 살균하는 UV수처리장치, UV식품 살균 장치등을 제작하여 제공하였습니다. 카이펜 생산자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카이펜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교육도 지원했는데요. 장비가 도입된 이후 생산량, 제품의 규격, 보관 기간, 위생에 눈에 띄게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신규 장비의 제작과 테스트

현장에서 사용할 UV식품 살균장치를 제작중인 조성철 위원님

조성철위원님의 이번 3주간의 방문 일정중에는 버블젯 세척기 3대, UV 식품 살균 장치 3대, UV수처리장치 2대를 수리 또는 신규 제작했습니다. 저(웬디)는 필요한 부품을 이곳저곳 발주 넣고 행정 준비를 하느라 위원님과 바쁜 일정을 보냈는데요, 제작을 위함 거의 모든 부품을 라오스와 태국, 중국등 근처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원더스 라오 직원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1) 버블젯 세척기는 공기 거품을 발생시켜서 카이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아래 영상은 남박에 장비 점검차 현장에 방문하던 중 버블젯 세척기의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영상입니다. 이 장비가 도입되고 나서는 이물질이 드라마틱하게 개선이 되었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장비가 되었습니다.

버블젯 세척기의 상태를 확인하는 이반장님과 조성철 위원님

2) UV 식품 살균 장치는 UV 램프를 넣어 완성된 카이펜을 포장하기 전에 살균하는 장비입니다. 카이펜을 넣는 장비이기 때문에 나무로 제작하여 서랍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장비만으로도 세균이 대부분 죽기 때문에 살균처리를 하고난 후에는 곧바로 포장 작업으로 보내집니다.

UV 살균 장치를 점검중인 조성철 위원님

UV수처리장치는 카이펜을 가공하고 제작할 때 사용하는 물을 살균합니다. 카이펜 작업중에는 물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살균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통 내부에는 UV램프가 들어있어서 물이 수처리 관 내부를 통과하며 살균이 되는 방식의 장식입니다.

UV 수처리 장치는 오염된 물로 세척하지 않도록 물을 살균하는 장비이다.

현재 준비중인 장비들

카이를 채취하면 방망이로 두드려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카이펜 제작에 도움을 줄 몇가지 추가 장비들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에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사람들의 힘을 많이 줄여주고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높여줄 카이펜 연질화 장비입니다. 강에서 채취되는 카이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뻣뻣한 카이를 연하게 만드는 과정을 진행합니다. 다듬이 방망이같은 것으로 두들겨서 연하게 만드는 공정은 모두 수작업이라 일이 더뎌서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알맞은 상태로 만들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아무래도 좋은 장비들이 들어온다면 더 쉽고 빠르게 카이의 손질이 쉬워질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선 소형 국수제조기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수준의 퀄리티를 낼 수 있으려면 다양한 장비로 설정값도 다르게 하면서 테스트를 해봐야 합니다.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품도 많이 들어갑니다.

새로 작업중인 실내 건조장 앞에서 진지하게 한 컷 찍으신 나눔과기술 조성철 위원님

신규로 개발하고자 하는 다른 추가 장치 하나는 카이펜을 알맞게 건조하기 위한 건조장입니다. 카이펜의 건조는 보통 실외에서 말리기 때문에 건조되는 환경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내 건조장이면 일정한 온습도를 유지하며 건조할 수 있고 외부 이물질에도 대처가 쉽기 때문에 제작과 건조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나눔과기술 조성철 위원님이 제작하시는 장비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따라가보았습니다. 다음에는 현장 방문때 이야기도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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