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궁금한 국제개발협력 A to Z

원더스 앰버서더 1기로 활동했던 라이크, 쏜, 제인이 국제개발협력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1.기존 국제개발협력 NGO 대신 현재의 원더스를 창업하게 된 이유는?

이반장(원더스 이성범 대표) : 다른 NGO에서 15년 정도 국제개발협력 일을 했었습니다. 더 잘하고 싶었는데 기존에 활동하던 NGO들의 스타일이나 정책, 철학같은 것을 조금 더 과감하게 변화를 시키고,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창업을 하게 되었죠. 기존의 NGO에서 속해서 일하는 것보다 창업을 하면 아무래도 새로운 스타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다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더스는 국제개발협력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시장 기반의 개발협력‘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에 NGO에서 하던 것보다 훨씬 더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입니다. 시장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기회를 창출하게 만드는 일을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거죠.

2. 창업 시 기대했던 점, 국제개발협력 현장의 현실

이반장 : 보통 창업할 때는 바람이 들어서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오랫동안 하던 일이고 국제개발협력에 관한 전문성만으로 창업을 한 것이라 처음에는 되게 쉬울 줄 알았어요. 현장 사업이나 조직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우리나라 NGO의 구도나 시장 상황이 대형화된 조직들이 시장을 이미 점유하고 있더라고요. 구조적으로 신생 NGO의 활동에 어려운 상황이 있었습니다.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기본적인 한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시민사회의 NGO 무브먼트인데 자본주의의 구조적인 모순을 NGO판에 그대로 가져와서 다시 구조적인 모순을 재연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3. 국제개발협력 진로를 위해 대학생이 하기 좋은 활동, 공부 자기계발

이반장 : 국제개발협력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자기계발이라면 ‘원더스의 엠버서더’활동이 있죠. (웃음) 아니 정말 휴학하거나 바로 졸업하거나 했을 때 가장 좋은 건 개발협력 현장에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겁니다.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일을 해보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하거든요. 해외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개발협력 활동을 앞으로 장기적으로 할 예정이라면 굉장한 자산을 쌓는 시간이 됩니다. 이 일 자체가 상하관계가 뚜렷한 업이 아니기 때문에 은근히 더 친해질 수도 있고 마을 사람들과 격 없이 현장의 관점을 형성할 수 있어서 저는 강력 추천합니다.

요즘에는 자기가 활동하고 싶은 분야를 영어로 검색하면 자료가 많이 나와요. 코이카 ‘ODA도서관’같은 곳을 들어가보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나서 평가한 자료까지 찾을 수 있고요. 그런 것들을 찾아보면서 자기 관심분야에 대해 어떠 흐름이나 실제 활동들을 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혹은 철학 형성에 도움이 될만한 책을 읽으시고 NGO에서 인턴이나 자원봉사를 하면서 앞으로 선배가 될 사람들하고 대화를 많이 해보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4. 학생들이 유의해야 할 점

이반장 : 처음에는 분야를 정해놓고 하는 걸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자기 관심분야가 분명히 있겠지만 국제개발의 전체의 흐름을 일단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국제개발 협력은 대부분 사람의 삶의 영역을 다루는 일입니다. 이 분야에서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대략적으로 이해를 하고 거기에서 자기 분야를 정해 나갈 수 있으면 더 좋아요.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하는지 이런 질문도 많이 하는데 비슷하게 또 다른 질문은 지역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지, 분야 전문가가 되어야 하는지거든요. 이런 고민이 너무 앞단에 구체화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그림을 못 보고 다른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안목을 기르지 못한 채 분야를 결정하게 됩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한 번 파악하고 공부한 다음 자기가 적성에 맞게 잘 할 수 있는,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하고도 연결이 되어있고 이런 것들을 선호를 찾아서 방향성을 좁혀 나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5년, 10년 지나면 지역 전문가와 분야 전문가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그게 하나로 합쳐지더라고요. 그러니 길게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정부에서 어떤 ODA프로젝트와 시민사회 NGO 활동하고는 결이 굉장히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나중에는 어떤 분야에서 활동할 것인지는 좀 정할 필요가 있어요.

5.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연봉

이반장 : 연봉도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요. 제일 돈 많이 버는 사람은 다자기구나 UN기구 이런데서 일하시는 분들인데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역시 단체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국제기구는 오지에서 활동할 때는 수당도 굉장히 많습니다. 활동하면 연봉만 있는 게 아니라 거주비, 출장비등 다양한 수당이 있어서 억대 연봉이 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활동하는 NGO들은 수준이 조금 다릅니다.

대형 NGO들이 급여를 계속 끌어올려서 이제는 거의 급여가 현실화 되어 일반 기업 수준으로 받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모든 곳에서 대기업처럼 받는 건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후원금을 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보는 눈이 많은 것이죠. 돈 주는 사람들의 의도도 계속 담아서 돈을 써야 하거든요. 그래도 충분히 받는 것 같습니다. 대형 단체들 외에 작은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혹은 급여를 충분히 줄 수 있는 수준은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코이카와 일하거나 아니면 공공기관의 개발협력 파트에서 일한다거나 하면 공공기관 급여를 받기도 해요. 그러니까 개발협력 급여 수준이라는 게 천차만별이기는 합니다.

6. 비전공자의 취업 루트, 관심 표현 방법

이반장 : 국제개발협력에 대해서 한국에서 일한다고 하면 보통은 본부가 행정 중심으로 일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해외 직원을 관리하거나 실행한 사업에 관련된 사항을 관리하는 사업 관리 같은 부분입니다. 한국에서 일한다면 그런 분야의 기능적 부분이나 경험 이런걸 쌓아야 하고 현장에서는 자원봉사 많이 다니면 많이 쳐줍니다. 아무래도 현장 경험이 중요하죠.

현장 활동가가 되고 싶어도 현장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타문화에 살면서 적응하고 거기에 기여해본 경험치가 있는 사람들을 해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뽑을 때 많이 보는 부분이기도 하죠. 이 일 자체가 무슨 일을 해도 좀 도전적입니다. 이런 일에 수용성이 있거나 적극적인 태도가 있는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막히는 일도 많아서 모르면 일 배워가면서 해야 됩니다.

평소에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아서 현지 사람들에게 많이 배워야 하고 의도치않게 어리숙한 행동도 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배우는 게 많아요. 그런 이유로 배움에 대한 역량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게 됩니다. 혼자 일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어우러지게 일할 수 있게 만들어내고 자기도 한 부분 역할 감당할 수 있어야 해요. 영어는 아주 기본적이고요. 이러한 기본적인 게 잘 갖춰지지 않으면 이 일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원더스에서 일하는 분들은 ODA자격증 딴다고 공부하던데 그게 큰 효력이 있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배우는게 많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이런것도 준비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죠. 원더스 앰버서더 활동도 아주 좋은 기회일겁니다.

7. 한계를 느낄 때 해결방법, 개발협력 시작 전 마음가짐

이반장 : (인터뷰당시) 지금은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는 상태인데 일단은 버티고 있습니다. 원더스에서 계속 하는 말이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과 함께 일한다.’는 것인데, 사람을 단면으로 볼 수는 없겠죠. 누구랑 어우러져서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사람이 사는 것에 대한 의미도 다시 발견할 수 있기도 하니까요.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과 불확실성에 도전하고 있어요. 상황이나 환경을 뛰어넘으려고 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런 정신 필요해요. 거기에 빗대서 저도 계속 생각해요.

어디서 강의할 땐 멋지게 하지만 여러 상황에 부딪히다보면 내가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조여오는 순간들이 나 하려고 했던 일들에 대해서 계속 브레이크 걸리는 상황들이 있어요. 이러면 정말 마음이 콩알만해지죠. 그럴때 ‘가난한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과 함께 일한다’라는 말을 빗대서 생각해요. 내가 가난한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과 함께 일하겠다고 했으니까 나도 이제 내 나름대로 버티고 이겨내면서 내 기업가 정신을 다하리라. 하는거죠.

이게 개발협력이라서 혼자서 할 수는 없어요. 혼자서 버티는 것도 아니고요. 버티면 같이 버티는거고 내가 잘 버티면 누가 또 내가 구멍내고 해결하지 못하는 일들을 와서 메꿔주기도 하고 끌어주기도 하고 이런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가끔은 도저히 아무한테도 설명해봐야 이해못할 기가막히게 좋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1400m가 넘는 커피 마을에서 이틀밤을 자고 왔는데 자기전에 하늘을 보는데 거긴 전기가 안 들어오거든요. 별이 어마어마한게 쏟아질 것처럼 많았어요. 길 한 가운데 조그만 목욕탕 의자 같은 거 하나 놔두고 앉아서 한참동안 하늘을 봤어요. 이런 건 아무도 경험할 수 없을 거 같아요. 이 마을하고 이렇게 정을 나누고 관계를 맺고 일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순간이었죠. 그럴 때 많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그런 게 가끔 한 번씩 터지죠. 그런 기억으로 또 한번 버티는거고요.

8.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이반장 : 이번 앰버서더 많이 좋았습니다. 사실 뽑는게 너무 어려웠어요. 옛날보다 대학생들이 관심이 많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이번 앰버서더들은 대단했습니다. 지원자들도 대단했고요. 그러니 뽑힌 분들은 오죽할까요. 앰버서더에 많이 지원해 주시면 학생들의 자기계발에 좋은 방법 1번이 되지 않을까요. 엠버서더나 자원봉사 활동 많이 하면 좋겠어요.

최신 글

원더스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