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빈곤포르노에 반응할까.

(이번 글은 유튜브에 올라간 이반장님과의 인터뷰 영상을 글의 맥락에 맞게 옮겼습니다.)

빈곤 포르노는 왜 생긴걸까

평범한 개인은 자신의 일상을 살다가 어느날 인터넷이나 티비에 나온 가난한 사람들의 영상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살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언제나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티비에서 나오는 가난한 사람들을 보며 나도 좋은 일을 좀 해야되는데라는 생각을 갖게 되고 광고가 나오는 그 짧은 시간동안 광고는 이들의 마음을 설득해야 합니다. 자극적이고 안타까워서 못 보겠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게 이제는 바닥까지 떨어져서 빈곤포르노라고 불릴 정도가 된 것이죠.

빈곤포르노의 가장 큰 문제는 가난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불쌍해, 안타깝다는 식으로 가난이 개인에 한정된 문제인양 치부하는 관점이 나도 모르게 생기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유가 설명이 안 되니까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불쌍한 것으로만 접근하게 됩니다.

가난에 대한 인식

가난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가난을 해결하는 방법도 달라집니다. 이것은 일종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 개인의 역량이나 능력이나 운이 없거나 혹은 게으르기 때문으로 보는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보는 것, 불평등하게 자원을 배분하거나 기회를 주는 것이 편차가 생기는 등 사회의 구조 때문에 불평등이 생긴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물론 이 둘 중 하나가 원인은 아닙니다. 두가지가 모두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갈수록 고착화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원더스는 가난을 개인의 문제로 국한시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 가난이 해결되느냐?라고 묻는다면 이것이 보다 더 지속가능하고 근본적인 해결이라도 믿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게으르잖아?”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데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열심을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 잣대를 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기회가 없어서 열심히 일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떨까요? 한 소수민족 마을에 협력하자고 한 적이 있었는데 외부와는 협력을 안 한다고 하더군요. 중국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면 나중에 와서 물건을 사겠다고 해놓고 안 사간 경험이 그들에게 있었던 겁니다. 농사를 지으면 돈을 벌 수 있겠구나 싶었던 마을 사람들이었는데 그런 일이 몇 번 생기니 그 후에는 외부 기회를 기회라고 인식하지 않고 자신들이 원래 하던 방식을 고수하게 되었던 겁니다. “우리끼리 화전이나 짓지 뭐” 이렇게 된 겁니다.

어느날 외부에서 사람들이 이 마을에 도착해서 “이 마을은 왜 기회도 발견하지 못 하고 외부 자원하고 같이 일 할 생각도 안 하고 적극적이지가 않은거지? 왜 이렇게 게으른거야?”라고 한다면 이 외부인들은 마을에 대한 전체 구조를 모르고 한 이야기가 될 뿐입니다. 가난에는 해당하는 구조적 맥락과 이유가 존재합니다. 가난의 단면만 보여주는 자극적인 방식으로는 오해만 커질 뿐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원더스는 시장 구조가 가난의 문제 구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장이라는 것이 가난을 해결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원더스가 시장기반의 개발협력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난의 구조에 맞서서 하는 일은 시장에서 기회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도전할 수 없는 소외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봅니다. “사람들 속에는 경이로움이 있다.”라는 원더스의 슬로건은 이러한 생각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의 역량을 개발하여 시장에서 좋은 플레이어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도 합니다. 시장은 유기체처럼 계속 바뀌니까 바뀌는 가치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방향을 살펴야 합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의 가난의 구조에 대한 문제를 확인하는 것이죠.

플레이어로서의 시장 참여

가난한 사람이라도 시장에 직접 참여해서 생산자가 되고, 가공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동시에 소비자도 되는 그런 시장 생태계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지속가능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레이어가 되어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수익이 생기고 자신감도 더 생길 수 있지만 불합리한 구조를 돌파할 힘이 생기고 더 나아가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설 수 있기 때문에(자립) 이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겁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계속 만들어가는거죠.

원더스의 후원 캠페인

원더스는 캠페인을 통해서 실제 가난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지 이해시키고 싶습니다. 가난의 단면이나 현상을 보여주기 보다는 그 배경이나 과정에 있는 원인을 보여주고 싶은게 원더스가 생각하는 방향이예요. 가난이 구조적인 모순이 있고 그것이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알리는 것과 가난에 동참하는 소비를 하지 않는 자신의 변화도 만들어갈 수 있을거예요. 그리고 이 일에 사람들이 같이 동참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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